올해 세계 최대 와인 전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최고의 와인은...
우리가 사는 워싱턴주 산인 콜럼비아 크레스트군요.
카버네 소비뇽 콜럼비아 밸리 리저브 2005년입니다.
5천 케이스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동네에 얼마나 풀렸을지.
아마 지금쯤 벌써 프리미엄 붙었겠군요. 월터 클로어나 사 마셔야겠습니다.
아무튼... 이제 '최고의 와인'으로 선정된 워싱턴주 와인이 두 개로 늘었군요. 퀼세다 크릭에 이어 새로운 쾌거가 되겠습니다. 하긴 콜럼비아 크레스트는 정말 대단한 와이너리긴 합니다. 이번에는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겠군요. WS가 아주 똑똑하게 각인시켜 주겠지요. 가장 저렴한 와인부터 최고의 와인까지... 하하. 투바인 한 잔 마시고 자야겠습니다.
와인스펙테이터 기사 그냥 간단히 해석 첨부해 자료 올립니다.
제가... 바로 이 와인 나오는 동네에 산다는 게 조금 자랑스럽습니다. 하하.
열심히 마셔줘야겠군요.
Columbia Crest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Reserve 2005 95 points / $27 5,000 cases made Washington Columbia Crest, founded in 1978, is part of Ste. Michelle Wine Estates, which accounts for more than half the wine produced in Washington. The winery's ability to combine quality and value has earned it 14 spots in our Top 100. But it has reached new heights this year.
1978년 창립된 콜럼비아 크레스트는 워싱턴주에서 생산되는 와인 전체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주) 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의 일부이다. 품질과 가격 모두 뛰어난 이 와이너리의 와인은 Top 1백대 와인에서 총 14개의 목록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위치(정상)에 올랐다.
The Cabernet Sauvignon Reserve has an enviable track record: four out of its seven most recent vintages scored 92 points or higher. With an excellent growing season in 2005, winemaker Ray Einberger, who worked at Château Mouton-Rothschild and Napa's Opus One, crafted an exceptional wine. He used grapes from six low-yielding vineyards to create a blend of Cabernet Sauvignon with 5 percent Merlot and 4 percent Cabernet Franc. This wine belongs in the company of the world's great Cabernets and, with its low price and significant production, earns our 2009 Wine of the Year.
이 와이너리의 리저브 카버네 소비뇽은 샘이 날만한 기록을 갖고 있는데, 최근 7개 빈티지 중 4개가 92점 이상을 받았다. 2005년, 포도의 훌륭한 성장을 바탕으로 하여, 샤토 무통 로실드와 나파밸리의 오퍼스 원에서 활약한 바 있는 와인메이커 레이 아인버거는 특별한 와인을 만들어냈다. 그는 이 와인에 여섯 개의 소출을 제한시킨 포도원에서 자란 카버네 소비뇽과 5%의 멀로, 그리고 4%의 카버네 프랑을 사용했다. 이 와인은 세계 유수의 카버네 소비뇽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있으며, 그 저렴한 가격과 방대한 생산량을 참작,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됐다.
-------------------------------------------------------------- 콜럼비아 크레스트의 리저브 카버네 소비뇽 `05 빈티지가 와인스펙테이터 선정 '올해의 와인' 1위로 뽑힌 것에 대해 논란이 많은 듯 합니다. 여기에 대해 저도 계속 생각해보긴 했습니다. 올해 콜럼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에 갔을 때 이 와인을 맛보며 참 훌륭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것이 올해의 와인 1위까지 뽑힐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와인이란 술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것이 지금 세계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심지어는 환경 문제까지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다루는 머천트, 즉 와인 도매상이라면 컨스텔레이션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로버트 몬다비를 매수하고 워싱턴주 와인으로는 콜럼비아, 호그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의 시미, 프란시스칸 등 굵직한 이름들도 이 회사 계열의 와이너리들입니다. 국제적으로도 호주의 밴락 스테이션, 뉴질랜드의 노빌로 등 굵직굵직한 이름의 와이너리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이 회사입니다.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해 오던 이 회사 소유의 와인들은 그간 몇 차례에 걸쳐 와인 스펙테이터 지의 상위권에 와인들을 올려 놓았지요.
WS 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차원에서라기보다는, 전체 와인 비즈니스란 면에서 WS 지가 이같은 대형 와인자본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컨스텔레이션이 가장 크게 세계 와인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것은 거품 경제 붕괴 직전 이른바 '와인펀드'가 호사가들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사실 그때 투자자들을 모으기엔 분명 불안정한 시기였지만, 이들은 앞으로 와인업계의 성장만을 낙관하며 계속해 투자를 유도했지요. 그러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이들은 당연히 갑작스런 대형 악재를 맞게 됐습니다. 와인 소비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버린 것이지요. 게다가 거품을 타고 오르던 와인가격과 와인 펀드도 그대로 거품의 붕괴와 더불어 한줄기 허무한 꿈이 되어 버리고 만 셈이 됐습니다. 악재는 계속됐습니다. 페트루스 등 주요 와인들의 많은 수가 가짜라는 것이 판명되면서 펀드 자체의 신뢰에 금이 가 버리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이들은 이 악재를 맞아 긴축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정도 이미 캐나다의 빈코 인터내셔널 인수 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다른 와인업계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추격을 계속합니다. 애초부터 자본보다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대량 공급한다는 목표를 삼고 비즈니스를 해 왔던 프레드 프란찌아가 이끄는 브롱코 등이 '찰스 쇼'와 같은 저가 와인들을 바탕으로 마켓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은 달러 약세 상황과 맞물리면서 괜찮은 미국와인들의 유럽 내 점유율을 높여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사실 콜럼비아 크레스트 역시 달러 약세의 혜택을 많이 받은 와이너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콜럼비아 크레스트의 모회사인 생 미셸은 원래 '스팀슨 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내에서 겨우 10번째를 차지하는 와인 도매상이었으나 미국산 브랜드, 그것도 서북미산 브랜드에 집중했고 지금까지 유럽과 한국 등에 자사 소속 와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그 덩치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었던 컨스텔레이션은 주춤할 수 밖에 없었고, 생 미셸 같은 소규모 와인 도매상들이 적극성을 띠고 자사 와인들을 홍보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어떤 식으로 자사 와인들을 홍보해 왔는지는 워싱턴주 와인 협회의 홈페이지 등을 찾아가보면 금방 눈에 띕니다. 또 와인 스펙테이터에서도 콜럼비아 크레스트, 도메인 생 미셸 등에 대한 장기 전면광고를 단행합니다. 이렇게 매체들에 조금씩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도, 솔직히 콜럼비아 크레스트 와인의 1위 등극에 영향을 전혀 안끼쳤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 덕분에 지금껏 겨울에 포도나무 일정량의 동사를 겪어 오던 워싱턴주는 그같은 상황에서 해방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보르도와 부르고뉴 등과 같은 위도 덕에 최적의 일조량과 최고의 수확기를 맞은 것이 몇해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워싱턴주 와인의 인기도는 올라갔지요. 거기에 샤토 생 미셸의 워싱턴주 와인 집중 전략 역시 먹혀들은 셈입니다. 자연스럽게 자본의 보존이 된 것이죠. 컨스텔레이션의 위상이 휘청거릴 동안 기본을 갖춰 온 소형 와인 도매상들의 반격이 시작됐지요. 즉 자본의 장난, 그리고 여기에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 등의 역할이 겹친 것이라고 보면 대략 이번의 '이변'의 모습이 그려질 것입니다.
즉, 지금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번과 같은 '이변'은 언제나 가능한 것이지요. 문제는 세계 경제 상황은 아직도 불안정하고,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 '금융과 투기자본의 성장' 에 의존하는 경제는 절대로 계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으며 안정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와인 산업의 성장엔 이러한 거품성장의 입김이 끼어 있었고, 그것들이 이른바 '명품와인'들의 가격을 황당하게 올려놓을 수 있는 요건이 됐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콜럼비아 크레스트 리저브의 WS 1위와인 등극은 지금까지 와인 산업 성장의 동력이 되어 온 '거품'의 붕괴를 WS 스스로가 인정한 것임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하긴, 와인이 가장 맛있을 때는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나와서 아내가 해주는 맛있는 먹거리를 놓고 그 옆에 따라 놓은, 딱 그 와인입니다. 그 와인맛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명주가 되지요. 인간의 땀과 노동의 피로를 씻어주는 와인과, 금융자본들이 앉아서 번 돈으로 사서 따 마시는 비싼 이른바 '명주'가 어디 감히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감히 내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을 마신다고 말할 수 있는 거구요.
시애틀에서... 권종상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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